축일 (2011): 우크라이나의 1월 19일에는 침수식이 있다축일 (2011): 우크라이나의 1월 19일에는 침수식이 있다

Posted at 2011. 1. 20. 20:54 | Posted in 2. 세상/2.2. 우크라이나 옛 얘기




매해마다 1월 19일이 되면 동방 정교회(The Eastern Orthodox Church, Православна Церква)의 나라인 우크라이나(UKRAINE, УКРАЇНА)를 비롯한 정교회 권 나라들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추운 겨울에 어른들이 강으로 나가서 얼음을 자르거나 깨서 사람들이 그 물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다음에 정교회의 사제가 그 얼음물에 작은 십자가로 십자가 성호를 긋고 나면 정교회 신자들이 한 사람씩 가벼운 옷이나 수영복 차림으로 그 차가운 물 속에 세 차례나 다 잠겼다가 나오는 색다르 풍경이 말이다.



 

  

왜 그렇게 예수님이 세례받으신 일을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자들은 흉내내는 것이냐고 나는 가까이 지내는 믿을 만한 우크라이나 지인들에게 물어보았었다. 만약 대통령이 취임식을 했는데, 해마다 국민들이 그 대통령의 취임식 모습이나 선서 장면을 흉내낸다면 그것이 무슨 일이겠는가. 옛날 시대의 일로 설명을 하자면, 어느 나라의 왕이 대관식을 치르고 왕으로 취임을 하였다. 그런데 백성들이 해마다 그 날에 왕의 대관식을 흉내내고 있다면 그 왕이 그것을 좋다고 가만히 놔두겠는가. 참람죄가 아니겠는가! 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때 동방 정교회의 신현절, 곧 예수님의 세례를 기념하여 열심 있는 정교회 신자들이 물 속에 들어갔다가 올라오는 그런 행위는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를 경건하게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참람죄라고 이야기한다.

그 일은 마치 로마 카톨릭교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어느 몰지각한 개신교 지도자들에 의해 우리나라에서도 행해졌던 십자가 행군과 비슷하다 하겠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믿고 고백하며 감사하는 것은 우리가 십자가 모양의 나무를 직접 지고 가시관을 머리에 박아서 쓰고 예수님의 그 구원의 일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구원의 일을 모독하는 것으로 한낱 코메디일 뿐이다. 그런데 열심 있다는 그리스도인들이 그 일을 하고 있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그 십자가가 무거워서 십자가 밑둥에다 조그만 바퀴를 달아서 끌고 가면서 예수님을 흉내만 냈다는 이야기는 이미 우리나라 불신자들 가운데서도 알려져서 웃음거리가 되었던 일이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분들도 다 알 만한 일을 어찌하여 우리나라 개신교 지도자들이 모른단 말인가. 불신자들도 알 만한 일을 어찌 천 년도 더 된 기독교 역사를 자랑하는 정교회의 지도자들이 모른단 말인가!

그렇게 1년에 한 차례씩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온다고, 아니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세를 흉내낸다고 우리가 거룩해지고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또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지고 다니고 끌고 다닌다고 우리가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를 질 것이 아니라, 주님의 백성으로 살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십자가를 져야 한다. 우리가 예수님을 정직하고 바르게 믿을 때 우리에게 다가오는 외로움, 가난, 수치, 성공하지 못하는 현실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것이 우리의 십자가이다. 교회에서는 성도인 척하다가 세상에서 살 때는 예수 믿지 않는 분들도 하지 않는 거짓말을 하며 출세를 위해 사는 것은 성도들이 할 일이 아니다. 그런 자들은 우리 주님 앞에 서리라 생각하지 말라. 그런 자들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의 백성으로는 결코 합당하지 않다.

참고로 한 말씀 더 드리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보통 이 신현절 침수식이 있는 1월 19일을 기점으로 그보다 한 달 전인 12월 19일, 곧 므이꼴라이의 날(День Святого Миколая)부터 집에 세워두었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치운다. 조립식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놓았던 사람들은 그것을 정리해서 다음 해에 쓰기 위해서 잘 넣어두고, 생나무를 싼 값에 사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세워놓았던 사람들은 그 나무를 아파트 앞의 쓰레기통 옆에다 버린다. 그러면 그 버려진 생나무들은 공장에서 기계로 갈아져 짐승들의 사료가 되거나, 아니면 그냥 버려진다. 정교회의 나라인 우크라이나의 연말 연시 풍경이다.

참고로, 이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신현절 침수식에 대하여 더 깊이 알고 싶으신 분들은 나의 다음 글을 보시라(http://gohchangwon.tistory.com/440).



2011년 1월 20일(목), 우크라이나 끄이브에서 고 창원(http://gohchangw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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