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13): 거주등록을 못 해서 루마니아로 나갔다왔다여행 (2013): 거주등록을 못 해서 루마니아로 나갔다왔다

Posted at 2013. 10. 2. 23:30 | Posted in 1. 창원/1.2. 우리의 사는 이야기

 

 


2013년 10월 2일, 우크라이나(UKRAINE), 끄이브(키예프)로 우리 가족은 돌아왔다. 비자(VISA)를 받은 후 이민국 등록을 제 기간인 45일 안에 못 해서 일단 다른 나라로 나갔다 와야 했기 때문이었는데, 지난 주 토요일 저녁 기차로 떠났으니 4박 5일의 여정이었다. 이틀 밤은 기차에서 보냈고, 우크라이나의 국경 도시인 체르니브찌(Chernivtsi)에서 이틀밤을 지냈다. 하루는 루마니아 행 버스 시간이 안 맞아서였고, 또 하루는 끄이브로 오는 기차표가 바로 없어서였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루마니아(ROMANIA)의 국경 도시인 수체아바(Suceava)에 머물렀던 시간은 고작 3 시간이었다.

 

 

 


국경수비대원인지 경찰인지 또 그의 이름도 경황이 없어 알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의 국경 쪽 도시인 체르니브찌에 기차에서 막 내려서 장시간 검문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 사정을 잘 이야기하고 검문을 끝냈다. 그런 후 루마니아로 가는 버스표를 곧장 예매해야 했기에 버스터미널로 가서 표를 사려고 기차역 건너편 정거장에서 차(3번, 34번)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검문요원이 우리에게 또 와서 여권을 다시 요구하며 끄이브(키예프) 주소를 집요하게 물어왔다. 그래서 내가 예의는 갖췄지만 비호의적으로 "이미 당신이 본 우리 여권 안에 있는 거주등록서에 적혀있었는데 못 봤습니까?"라고 이야기하며 이미 끝난 검문이기에 그럴려면 그의 신분증 제시부터 다시 하라고 했더니 돌아 섰다.

 

그렇게 반갑지 않은 불심검문을 당하여 시간을 허비하고 버스터미널로 가서 다음 날 루마니아의 수체아바로 가는 버스 표를 예매하고 나자 몸도 마음도 피곤하여 현지 교회는 찾아가지 못하고 뚜르이스트 호텔 건너편의 무슨 상가의 베스트 버거에서 햄버거와 닭고기 수프로 속을 달래고 체레모쉬 호텔로 전화를 걸어 예약하였고, 점심 나절에 그 체레모쉬 호텔에 들어가서 그곳에서 주님께 예배하였다. 찬송을 부를 수는 없었기에 시편을 낭송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나머지 순은 평소대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도 그 날 할 것을 공부하였다. 예배 후 막내 아들을 데리고 나와 아내는 호텔 건너편 정거장에서 5번 마르슈루트까를 타고 체르니브찌 대학교까지 산책을 하였고, 밤에는 전화기로 알람을 맞추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날 준비를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루마니아로 갈 때는 아침 7시 10분에 35인승 허름한 버스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우크라이나 국경은 별 일 없이 넘어서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국경 통과 스탬프를 받았지만, 루마니아 국경에 들어서서는 배낭을 다 들고 차에서 내려서 차 옆 길바닥에다 우리 가족 다섯 사람을 포함한 15명의 승객이 다 가방의 지퍼를 열어놓고 검문을 받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했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니브찌 버스터미널에서 샀던 루마니아의 수체아바로 가는 버스표는 우크라이나 돈으로 75 흐르이벤(12.000원 정도)씩이었다. 아침 7시 10분에 체르니브찌를 출발한 버스는 루마니아의 수체아바에 오전 10시에 도착하였다. 그 사이에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30분 정도, 루마니아 국경에서 30분 정도를 머물며 검문과 여권에 출입국 스탬프를 찍었다. 그리고 그 버스는 그 수체아바 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리다가 오후 1시에 수체아바를 출발해 체르니브찌에 오후 4시쯤에 도착하였다. 갈 때나 올 때나 루마니아 국경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각각 30분 동안 여권에 출입국 스탬프를 찍는 시간이 있었는데, 국경검문소 요원이 차에 올라와서 여권과 승객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여권을 거둬간 뒤 한참 있다 출입국 스탬프를 찍어주면 운전자가 다 가져와서 승객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리고 타고간 차가 출발했기에 출입국 스탬프를 빨리 확인해야만 하였다.


루마니아의 수체아바(Сучава)에서 3시간을 지내다가 오후 1시에 버스터미널에서 우크라이나로 돌아오는 차에 막 올랐는데, 두 사람의 루마니아 이민국 직원들이 들이닥쳐서 11명 전 승객의 여권과 루마니아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며 일일이 어떤 곳에다 기록하는 유쾌하지 않은 시간을 또 보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바로 나갔다가 3시간만에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루마니아 국경이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에 르비브쪽의 쉐흐이니(Шегині) 국경에서는 2시간 정도 취조를 받은 일도 있었는데 말이다. 참, 수체아바에서 체르니브찌로 오는 버스표는 수체아바 버스터미널에서는 안 팔고 운전사에게 사는데, 루마니아 돈으로 30 레이(12.000원)씩 냈다.

 

 

 

 

그런저런 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이곳 끄이브(키예프)에서 기차를 타고 체르니브찌로 가서 버스로 루마니아의 국경 도시인 수체아바로 가는 것은 나중에라도 원하는 여정이 아니다. 돈만 더 있었다면 이번에도 국제선 기차를 타고 폴란드(POLAND)로 곧장 넘어갔을 것이다. 여권에 우크라이나 출입국 기록이 없는 관광객들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을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국경 통과가 늘 편하지 않다. 특히 비자를 받으러 가는 길이 아닌 이번 같은 경우에는 더 그렇다. 이번에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국인인 우리는 이제 3개월 동안 비자(VISA) 없이 우크라이나에서 살게 된다. 그러면서 새롭게 비자를 받고 이민국 등록을 위한 그 복잡한 일을 다시 준비해야만 한다.

이번 여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서부 지방의 체르니브찌(Чернівці, Chernivtsi)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그들의 우크라이나어 구사 능력을 말이다. 루마니아에 가까운 탓인지 우크라이나어 단어들의 악센트 위치가 다르고 어감도 그리 좋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어를 못 알아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 생각보다 러시아어가 많이 쓰이고,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를 섞어 쓰는 쑤르쥑(Суржик)도 사용되었다. 체르니브찌에서 잠잘 때는 체레모쉬 호텔(Черемош, 037 258 5588, вул. Комарова 13а)을 이용했는데 개인 침대 세 개가 놓여 있는 방 두 개를 500흐르이벤(80.000원 정도)에 이용했다. 그렇지만 추워서 떨었다. 그래도 전에 잤던 뚜르이스트(Турист) 호텔보다는 나았다. 

 

 

 

 

참, 이번 여정에 썼던 돈은 한국 돈으로 계산하면 칠십오만원(750.000원) 정도였다. 끄이브에서 체르니브찌로 가는 2등칸인 꾸뻬 침대칸 기차표가 없어서 54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3등칸인 개방형 침대칸 표를 샀고, 체르니브찌에서 끄이브로 올 때도 역시 표가 없어서 그랬다. 그래서 4명이 들어가는 잠금형 침대칸의 푯값보다 적게 나왔다. 그리고 루마니아에서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도 그렇다. 그러나 나중에 비자를 받으러 루마니아의 수체아바로 또 간다면 이 돈에다 루마니아에서의 숙박비와 식사비를 더해야 하리라.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수체아바에는 이름 있는 호스텔들이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이나 현장에서 본 것은 두 개 정도가 전부인 듯하다. 그것도 규모가 있는 것 같지 않다. 따라서 자가용이 아닌 우리처럼 공공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 여행자라면 비자를 신청하고 기다릴 때 숙소 문제로 뜻하지 않는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호텔들은 좀 있나 보다(http://www.romaniatourism.com/hotels/suceava-hotels-accommodation.html). 루마니아의 국경 도시인 수체아바에 우크라이나 영사관이 있다.

 

 

 

2013년 10월 2일(수), 우크라이나 끄이브에서 고 창원(http://GohChangw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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