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2010): 우크라이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사계 (2010): 우크라이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Posted at 2013. 4. 14. 18:53 | Posted in 2. 세상/2.2. 우크라이나 옛 얘기




동유럽의 우크라이나(UKRAINE, УКРАЇНА)는 사 계절의 나라인데, 봄(весна)은 베레젠(березень; 3월), 크비뗀(квітень; 4월), 트라벤(травень; 5월)으로 석 달이고, 여름(літо)은 체르벤(червень; 6월), 르이뻰(липень; 7월), 쎄르뻰(серпень; 8월)으로 석 달이며, 가을(осінь)은 베레쎈(вересень; 9월), 죱뗀(жовтень; 10월), 르이스또빠드(листопад; 11월)로 석 달이며, 겨울(зима)은 흐루덴(грудень; 12월), 씨첸(січень; 1월), 류뜨이(лютий; 2월)로 석 달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사 계절의 나라다. 

이제 각 달의 우크라이나어 명칭을 설명하고 그 달에 맞는 사진도 몇 장씩 첨부한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시려면서 계절에 맞는 옷차림이나 날씨를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1년 동안의 삶을 알려드린다. 이제 설명해드리는 우크라이나 각 달의 순서는 사계절의 순서를 따랐는데, 첫째, 봄인 3월, 4월, 5월, 둘째, 여름인 6월, 7월, 8월, 셋째, 가을인 9월, 10월, 11월, 넷째, 겨울인 12월, 1월, 2월이다. 



A. 봄: 눈이 녹는 3월(베레젠), 꽃이 피는 4월(크비뗀), 풀이 돋는 5월(트라벤)



1. 우크라이나어로 3월은 베레젠(березень)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3월에 흰 자작나무인 베레자(береза [베레자; 우크라이나어], берёза [비료자; 러시아어], birch [버취; 영어]) 나무에 꽃망울이 피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크라이나어로 각 달의 이름을 우크라이나어로 표기할 때는 반드시 대문자가 아닌 소문자로 써야만 한다.

우크라이나의 3월은 아직은 쌀쌀하지만 '여성의 날' (3월 8일)이 있어서 꽃과 함께 여인들에게서 봄이 시작된다. 거리에는 눈이 쌓여있고 날씨는 좀 춥지만 봄기운은 느껴지고 거리는 눈이 녹아 웅덩이가 생기거나 질퍽거린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3월을 생각하면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길이 떠오른다. 3월은 여행하기에 좋지 않다. 



 


 


2. 우크라이나어로 4월을 크비뗀(квітень)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4월에 여러가지 꽃(квітки)이 피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4월은 이처럼 꽃이 활짝 피는 달이지만, 한두 가지 이유 때문에 꼭 그렇지만도 않은 달이기도 하다. 그 첫째는 중앙 난방식 스팀이 끊기기 때문에 집안이 3월보다 더 춥고, 그 둘째는 눈이 녹고 남은 그 찌꺼기들이 바람을 타고 날라다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에서 횡행하며 우크라이나에 수입된 '스킨 헤드' 곧 외국인 혐오주의자들의 살인 사건이 러시아어가 통용되는 동남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3월은 꽃 천지가 되는 멋진 달이다. 

우크라이나의 4월에는 부활절이 있다. 동방 정교회(The Eastern Orthodox Church)의 나라인 우크라이나의 부활절은 서방 교회의 부활절과는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4월은 보통 부활절의 달이고, 온 세상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의 계절이다.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달이다.

 


 

 


 
3. 우크라이나어로 5월을 트라벤(травень)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5월이 되면 4월의 꽃들이 다 지고 나무에 초록잎들이 돋아나고 땅에서는 수많은 초록 풀(трава)이 온 땅에 돋아나서 세상이 찬란하고 생기 넘치는 푸른 동산이 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5월은 첫 주에 노동절 휴가가 시작되고, 5월 9일에 제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축하식이 전국에서 행해지며, 5월 하순에는 대학교 가기 전의 교육기관인 슈꼴라의 1학년부터 11학년까지의 학생들이 방학을 하고 마지막 학년은 졸업식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의 5월은 한 주간의 노동절 휴식, 승전 기념일 축하, 슈꼴라 학생들의 방학과 졸업이 있는 달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늘 기다리는 달이다.

 


 

 

 


 
B. 여름: 과일이 익는 6월(체르벤), 무더운 7월(르이뻰), 밀을 수확하는 8월(쎄르뻰)



4. 우크라이나어로 6월은 체르벤(червень)인데 이는 6월이 되면 체리(черешня[체레쉬냐], cherry[체리])를 비롯한 과일들이 빨갛게(червоний[체르보느이]) 익어가기 때문이다. 그 말은 6월이 되면 햇볕이 뜨거워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 6월은 물론 7월과 8월, 곧 여름 내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뜨거운 햇볕을 온몸에 받으며 살게 된다. 그러나 자비하신 하나님은 그런 뙤약볕 가운데서도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해 주시는데, 우크라이나는 공기 가운데 습기가 없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 그늘에만 들어가면 살 만하니 말이다. 여름철에는 눈을 보호할 선글라스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에서 6월은 대학생들의 연말 시험이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고, 슈꼴라를 마치고 대학교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대학 입학시험이 있다. 과일이 많이 나오고 햇볕이 좋아서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5. 우크라이나어로 7월을 르이뻰(липень)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7월이 되면 보리수 종류의 참피나무인 르이빠(липа[르이빠; 우크라이나어], linden[린덴; 영어]) 나무에 꽃이 피어 향긋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대체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잘사는 사람들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나 7월이나 8월에는 흑해변의 바닷가나 서부 카르파티아 산 속으로 피서를 가기 때문에 도시는 조용하기만 하다. 여행하기에는 좋다.

 

 

 

 


6. 우크라이나어로 8월을 쎄르뻰(серпень)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8월에 우크라이나의 조상들이 낫(sickle) 곧 쎄르프(серп)를 들고서 밀을 수확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8월은 밀을 수확하는 농부들이 바쁜 달이다. 그리고 8월 24일은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독립기념일(실제 독립일과는 차이가 남)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에서의 8월은 국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나기도 하는 달이다. 날씨는 아주 뜨거워서 종종 섭씨 40도까지 올라갈 때도 있다. 그러나 공기 중에 습기가 없어 그늘에만 가면 시원하여 여행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우크라이나는 습도가 낮아서 좋다.

 

 

 

 

 

 


C. 가을: 새 학기의 9월(베레쎈), 단풍의 10월(죱뗀), 낙엽지는 11월(르이스또빠드)



7. 우크라이나어로 9월을 베레쎈(вересень)이라고 하는데 이는 9월이 되면 우크라이나 들녘에 보라색 베레스(верес[우크라이나어], heath[영어]) 꽃이 피기 때문이다. 9월 초순까지 여름 기운이 남아 있지만 9월은 가을의 시작이다. 우크라이나의 9월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인 슈꼴라, 대학교까지의 모든 학교의 학기가 시작되는 개학의 달이다. 9월이 되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 긴팔옷을 꺼내입고서 거리들을 거닐고 공원에서 자연을 즐긴다. 여행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계절이다.

 

 

 




8. 우크라이나어로 10월을 죱뗀(жовтень)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10월이 되면 나무들에 단풍이 들어서 우크라이나 세상이 온통 노랗게 변하기 때문이다. '죱뜨이'(жовтий [죱뜨이])는 '노란'이라는 우크라이나어 형용사이다. 다른 색깔의 단풍들도 더러 있지만 우크라이나 나무들의 단풍잎은 거의가 다 노란색이다. 대체로 우크라이나에서는 10월 하순쯤에 첫서리가 내린다. 생각하며 여행하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9. 우크라이나어로 11월을 르이스또빠드(листопа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11월이 나뭇잎이 떨어지는 낙엽(листопад)의 달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11월 하순쯤에 첫눈이 오기도 하는데, 만약 11월말에 첫눈이 내리게 되면 계절은 가을이지만 그때부터는 겨울이라고 부른다. 두툼한 옷을 입어야 하지만 여행하기에 좋다.

 

 

 



 


D. 겨울: 땅이 어는 12월(흐루덴), 살을 에는 1월(씨첸), 아주 추운 2월(류뜨이)



10. 우크라이나어로 12월을 흐루덴(грудень)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12월이 되면 땅의 물기와 흙이 한 덩어리(грудки)로 뭉쳐져 얼기 때문이다. 11월 하순쯤에 우크라이나 온 세상에 첫눈이 내리더라도, 우크라이나의 겨울은 12월, 1월, 2월이니 땅이 어는 12월이 겨울의 실제 시작이라 할 것이다. 옷만 따뜻하면 여행하기에는 좋다.

 

 


 


11. 우크라이나어로 1월을 씨첸(січень)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1월의 날씨가 마치 매를 맞는 것처럼(сікти) 살을 에도록 춥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추위도 요즘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1월의 추위는 살을 에는 듯하다. 동방 정교회의 나라인 우크라이나의 1월 7일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린 인간들을 구속하시기 위해서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성탄절, 크리스마스(Christmas)이다. 다들 아시듯이 서방 교회의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이다. 옷을 반드시 따뜻하게 입어야 살 수 있다.

 

 

 

 

 

 


12. 우크라이나어로 2월을 류뜨이(лютий)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2월이 가장 추운 달이기 때문이다. "류뜨이"(лютий)란 단어는 '가장 추운'이란 뜻의 형용사이다. 그러므로 겨울인 12월, 1월, 2월 가운데 2월이 가장 춥다. 예전에는 그랬다. 

 

 

 

 

 

 

이 글을 마치면서 우크라이나를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과 그렇지 않은 계절을 기록한다. 먼저 우크라이나를 여행하기 좋지 않은 계절은 눈이 녹아 거리에 웅덩이가 생기고 도로에 물이 고이는 3월이다. 보통 3월에는 우크라이나 여인들이나 어린이들이 장화를 신고 다니기도 한다. 그밖의 달은 여행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봄은 봄대로 꽃이 피고 초록이 돋는 계절이다. 일반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여름은 동남아시아의 여름에 뒤지지 않을 만큼 덥다. 그러나 공기 가운데 습기가 없어서 후텁지근하지는 않다.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다. 우크라이나의 가을은 노랑빛이며 10월말에 보통 서리가 내린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11월 하순에 눈이 내리면 겨울이 일찍 시작되기도 한다. 우크라이나의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고 춥다. 그러나 옷을 두껍게 입고 털구두를 신으면 견딜 만하다. 참, 우크라이나에서는 겨울에 반드시 모자를 써야 한다. 모자를 쓰면 머리 온도가 올라가 살 만하고 뇌를 보호할 수 있다. 그렇게 두툼한 외투, 털신발, 모자만 있으면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눈 세상에서 여행할 수 있으리라. 아니 어찌 보면 온 천지가 하얀 눈에 덮인 나라를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추억일 수 있으리라.

 

그러나 인근 나라인 폴란드(POLAND)나 루마니아(ROMANIA)의 잘 짜여지고 일관성 있는 풍경에 비한다면 우크라이나는 부족함이 있고, 또 앞의 두 나라의 여행 기반시설에 비할 때도 우크라이나가 여러 모로 좀 부족한 것은 아셔야 하리라.

 

 

 

2010년 6월 14일(월), 우크라이나 끄이브에서 고 창원(http://gohchangwon.tistory.com
2013년 4월 12일(금), 우크라이나 끄이브에서 고 창원(http://gohchangw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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